커피나무에서 커피 체리를 수확하기까지 농부의 노고가 여실히 드러납니다. 그러나 커피 체리를 수확한다고 바로 로스팅에 들어가는 생두를 얻는 것이 아닙니다. 커피 체리는 생두에 과육이 그대로 붙은 상태의 수확이기 때문입니다. 로스팅이 가능하도록 생두의 형태로 만드는 과정을 커피 가공이라고 합니다. 커피 벨트에 속한 다양한 커피 생산 국가는 저마다 다른 가공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다양한 방식이 만들어진 요인과 더불어 수세식 가공, 반수세식 가공, 건식 가공에 대한 특징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커피 가공 방식 차이와 요인
농부들은 커피 체리를 수확하면 그때부터 가공을 할 준비를 시작합니다. 지역과 가공 방법에 따라서 낮에 딴 체리를 현지의 가공소로 이동시키거나 혹은 농장에서 바로 가공을 시작합니다. 다양한 가공 방법을 통해 과육이 붙은 체리를 신선한 열매인 상태에서 단단한 생두로 변화시킵니다. 커피 가공이란 로스팅이 가능한 생두의 상태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과육에서 생두를 분리하는 과정입니다. 다른 농작물처럼 잘 익은 커피 체리 역시 금방 상할 수 있으므로, 체리를 딴 후에는 최대한 빨리 가공해야 합니다. 제대로 가공된 생두는 유통기한이 길어지고, 가공소에서 로스팅 공장까지 이동하는 오랜 시간 동안 안정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방식으로 커피 체리의 껍질층을 제거할 수 있지만 모든 가공 방식은 하나의 목표를 갖습니다. 그 목표는 가공 과정에서 최상의 품질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과육을 제거하고 외과피와 내과피를 벗겨내는 가공 과정은 커피의 잠재적인 풍미를 잃지 않기 위해 그 과정에 정성을 들여야 합니다. 모든 커피 재배 국가는 각 나라마다 다른 커피 가공 방식을 선택합니다. 그 차이는 현지의 각 기후와 기반시설, 전통, 지형, 또한 자원을 즉시 활용할 수 있는지에 따라 결정됩니다. 커피 체리 가공 방법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는 가공할 때에 필요한 물의 양이 얼마나 되는 가, 혹은 특수 장비를 사용하는가, 가공을 위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은 어느 정도인가, 생두를 어떤 방법으로 건조할 것인가, 마지막으로 특정 지역의 전통적인 가공 방법은 무엇인가 등이 있습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수세식 가공과 반수세식 가공, 건식 가공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2. 수세식 가공
보편적으로 전 세계에서 많이 사용되는 방법은 수세식 가공입니다.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깨끗한 물이 필요한 방법입니다. 수세식 가공 커피의 특징은 기분 좋은 산미를 갖고 있고 섬세한 풍미와 깔끔한 여운을 내는 것입니다. 커피에서 과육과 단맛이 나며 끈적이는 점액질층을 생두에서 벗겨낸 다음 내과피를 건조하는 방식입니다. 수세식 가공의 첫 번째 단계는 커피 체리가 수세식 가공소에 도착하고 입고 탱크로 옮겨지면서 시작됩니다. 세척관을 통과한 커피 체리는 열매를 절단해서 안에 있는 생두가 튀어나오도록 하는 과육 제거기로 보내집니다. 과육을 제거한 후에는 점액질을 제거해야 합니다. 끈적이는 점액을 제거하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그중 전통적인 방법은 발효 탱크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과육이 제거된 생두를 18~36시간 동안 발효되도록 물이 담긴 시멘트 탱크에 넣습니다. 이 시간을 통해 자연적으로 효소가 생성되면서 점액질을 제거합니다. 발효가 끝나고 나면, 생두를 다른 관으로 내려보내서 남아 있는 점액질을 씻어 냅니다. 이러한 전통 방법 대신 현대에는 점액질 제거 기계라는 것을 활용하기도 합니다. 이 기계를 사용하면 전통 발효 방식보다 물 양의 5% 정도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점액질까지 제거가 끝나도 생두는 아직 내과피에 싸여 있습니다. 그래서 건조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완전히 건조하기 위한 전통 방식은 생두를 큰 야외 파티오나 높은 건조용 테이블에 널어 햇볕으로 말리는 것입니다. 이때 골고루 건조될 수 있도록 하루 종일 생두를 갈퀴질 하여 뒤집어 줍니다. 이 과정은 3~7일 정도가 소요됩니다. 현재, 일부 생산자들은 내과피 상태의 생두를 온도가 제어되는 통 안에서 털어주는 기계식 건조 장치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정말 건조된 내과피 상태의 생두를 자루에 담아 창고로 옮긴 후 휴지기를 갖습니다. 최대 두 달 동안 그대로 두어 풍미를 올려줍니다. 휴지기가 끝나면 자루를 열어 훌링 기계를 사용해서 생두에서 내과피를 벗깁니다. 이 과정은 옛날 시골에서 키를 이용해 작물의 껍질을 벗겨내는 작업과 유사합니다. 훌링이 끝나면 생두는 비로소 로스팅 전 상태가 됩니다.
3. 반수세식 가공(웻 훌링)
반수세식 가공법은 인도네시아 섬 지역의 소규모 자영농들이 주로 사용합니다. 인도네시아 지역의 습도 때문에 생긴 독특한 가공 방식입니다. 그래서 이 방법을 인도네시아어로 길링 바사라고 부릅니다. 인도네시아 커피는 이러한 가공 방식 덕분에 정제된 산미와 풍부한 바디감, 흙냄새와 허브 같은 풍미를 갖습니다. 또한 반수세식으로 가공된 커피는 다른 방법과 다르게 녹색의 생두 상태에서 건조가 끝난다는 특이점이 있습니다. 반수세식 가공에서는 바로 건식 도정소로 커피 체리를 보내지 않습니다. 농장에서 직접 세척하고 루왁이라는 손으로 돌리는 기계를 사용해서 과육을 제거합니다. 그다음 생두를 1~2시간 정도 물에 담근 후 비비고 문질러서 점액질을 대충 제거합니다. 생두에 남은 약간의 점액질이 풍미를 더 해주는 이유가 됩니다. 여전히 내과피에 싸여 있는 헹군 생두를 널어 부분 건조를 합니다. 수세식 가공과 다르게, 발효 탱크나 점액질 제거 기계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특징입니다. 부분 건조가 완료되면 생두를 자루에 담아 농장에서 도정소로 옮깁니다. 도정소에 도착한 생두는 방수포 위에 널어 수분을 더 제거합니다. 날씨에 따라 1~5일 동안 계속 건조합니다. 이제 훌링 작업을 시작합니다. 이때도 아직 완전 건조 상태가 아닌 생두의 내과피와 잔여 점액질을 제거하는 것입니다. 훌링이 끝난 부드럽고 축축한 생두를 건조용 파티오에 다시 널어 갈퀴질을 하면서 최종 건조를 진행합니다. 이제 최종적으로 건조가 완료되면 생두를 자루에 담아 운송을 준비합니다.
4. 건식 가공(자연 건조)
건식 가공은 가장 오래된 커피 가공 방법입니다. 아마도 커피가 처음 발견되었을 당시 사용한 가공 방법이 건식 가공일 것입니다. 현재 이 가공 방법은 동아프리카와 브라질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가공 방법은 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것이 특징입니다. 위의 두 방식과 달리 생두를 둘러싸고 있는 커피 체리의 과육을 제거하지 않고 그대로 말려 풍미를 더하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건식 가공된 커피는 풍부한 바디감과 강렬한 과일 향을 갖고 있습니다. 수확을 완료 한 커피 체리를 가공 장소로 옮깁니다. 커피 체리를 파티오나 높은 건조대에 얇게 널어 바깥쪽의 과육이 썩거나 발효되지 않도록 자주 뒤집어 줍니다. 며칠 후 건조된 커피 체리가 건포도 껍질처럼 단단해질 때까지 건조합니다. 건조된 커피 체리의 껍질을 벗기는 훌링 작업을 합니다. 이때 과육과 점액질, 내과피까지 모두 제거합니다. 훌링이 끝나면 최종 휴지기를 갖습니다. 분류된 생두를 완전히 건조한 다음 자루에 넣어 운송을 준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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